[대학교육지]"대학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이다" N
No.44064- 작성자 홍보팀
- 등록일 : 2012.06.2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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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이다.
이효수
영남대학교 총장
지식기반사회와 글로벌 마켓에서는 대학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산업사회에서 지식기반사회로의 이행과정에 있고, 인적 물적 자원의 국제간 흐름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글로벌 마켓이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환경에서 국가의 경쟁력은 지식생산역량과 글로벌마켓에서 자유롭게 의사소통 할 수 있고 현지 문화에 쉽게 동화할 수 있는 ‘글로컬(Glocal=Global+Local) 인재’의 육성역량에 의하여 결정된다. 그리고 한 나라의 ‘지식생산역량’과 ‘글로컬인재 육성역량’은 그 나라의 대학경쟁력에 의하여 결정된다.
지식사회에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데 대학의 역할과 기능은 산업사회와 다르고, 그 영향력도 산업사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특히 우리나라는 후발산업국가 이었기 때문에 산업화 과정은 선진국의 지식과 기술을 도입하는 과정이었다. 그에 따라 대학도 선진국의 지식과 기술을 전달, 학습하는데 주력하였다.
문제는 우리사회가 현재에도 대학의 역할과 기능을 산업사회에서와 같은 관점에서 인식하고 있고, 대부분의 대학들이 여전히 후발산업사회의 대학패러다임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한국 대학의 위기이고, 국가의 장래를 위협하는 요소이다. 세계경제 구도에서 보면 한국은 지식경제로 빠른 속도로 이행하지 못하면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이미 고비용경제로 이행하였기 때문에 산업경제로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과 경쟁하기 어렵다. 그리고 후발산업국가의 대학패러다임으로 지식경제를 일으킬 수 없다.
중국은 1995년부터 ‘대학의 미래가 없이 중국의 미래가 없다’는 장쩌민 총서기의 선언에서 시작된 211공정에 의하여 성(省)별로 2개 내지 3개 전국 100개의 세계수준의 대학을 만드는 국가전략을 갖고 대학을 집중적으로 육성하여 왔다. 그리고 1998년 5월 북경대학 100주년 기념식에서 장쩌민은 다시 그 가운데 몇 개를 세계초일류대학으로 육성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른바 985공정이 발표되었다. 중국은 2006년에 다시 111공정을 발표하였고, 이것은 세계 100위권 대학과 연구소에서 1,000명의 세계수준의 학자를 100대 대학에 초빙하여 혁신전진기지화 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대학들은 이처럼 단순히 국가의 지원만 받는 것이 아니라, 교수의 채용 승진 보수 등 인사시스템, 연구, 교육 등에서 대대적인 혁신을 단행하여 왔다. 대학의 인사시스템은 철저한 성과주의 체제로 개혁되었다. 대학의 대대적인 개혁과 국가의 적극적인 지원정책으로 중국의 주요대학들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그 결과 세계대학평가에서 중국 대학들이 이미 한국 대학들을 앞서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가 글로벌마켓에서 지식경제를 선도하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세계화와 지식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글로컬 이니셔티브 유니버시티(Glocal Initiative University: GIU)’를 육성하고, 이러한 대학을 바탕으로 전통산업을 지식기반화하고 새로운 지식기반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여야 한다.
GIU는 글로벌 마켓과 지식기반사회의 새로운 대학 패러다임이다. GIU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수준의 대학이 아니라, 가치 있는 지식을 끊임없이 생산할 수 있는 대학, 정형화되고 표준화된 ‘X(Xerox)형 인재’를 육성하는 대학이 아니라, 살아 있는 지식(Working knowledge)을 창출할 수 있는 ‘Y(Yield)형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대학을 의미한다. 이러한 대학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치 있는 지식을 생산할 수 있는 융․복합연구패러다임을 구축하고,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면서 현지동화력이 뛰어난 글로컬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Y형인재육성 패러다임을 구축하여야 한다.
중국과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학개혁과 대학육성전략의 차이에 대하여 정부와 대학이 함께 심각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것은 단순히 대학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는 실로 중대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세계의 우수한 인재들이 한국으로 몰려 올 수 있어야 지식기반사회에서 한국이 일류선진국가로 거듭 날 수 있다. 세계의 우수한 인재들이 한국에 몰려오게 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대학들이 세계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즉 한국의 대학들이 21세기 새로운 대학패러다임을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 유럽대학들이 19세기 대학패러다임을 선도하고 있을 때 세계의 인재들은 유럽으로 몰려들었다. 미국이 20세기 대학패러다임을 선도할 때, 세계의 인재들이 미국으로 몰려들었다.
특히 글로벌마켓과 지식기반사회를 특징으로 하는 21세기에 국가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대학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적 과제이다. 중국의 대학들이 경쟁우위를 확보하여 세계의 인재들이 중국으로 몰려들면 산업경제에서 앞섰던 한국이 지식경제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이것은 좋은 일자리 붕괴로 이어질 것이다. 지식기반사회에서 대학경쟁력은 이처럼 산업경쟁력과 일자리 창출 경쟁력을 결정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이 무엇인가? 대학은 스스로 후발산업사회의 대학패러다임을 극복하고, 글로벌마켓과 지식기반사회를 선도할 수 있는 ‘글로컬 이니셔티브 유니버시티(GIU)''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수 있도록 담대한 변화를 하여야 한다. 그리고 국가와 사회는 대학경쟁력이 국가의 운명을 가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대학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를 하여야 한다. 그리고 GIU를 중심으로 산학연관 파트너십을 구축하여 전통산업을 지식기반화 하고 새로운 지식기반산업을 일으켜야 한다.
이효수
영남대학교 경제학과, 서울대 대학원 경제학과에서 석사를 취득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경제학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한국노동경제학회 회장, 한국노사관계학회 회장, 한국경제학회 부회장, IIRA 아시아 대표 집행이사, 대통령자문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